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하나님은 세상의 지혜를 어리석은 것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합니다.

도대체 세상에 완전한 사람이 어디에 있습니까?

도대체 세상에 완전한 율법학자가 어디에 있습니까?

2000년 전 고린도 사람들에게 복음을 설파하는 바울을 상상하기란 결코 쉽지 않지요.

눈 앞 아크로고린도 산의 높다란 정상에 웅장한 아프로디테 (비너스) 신전이 있고 그 신전을 모시는 여사제가 1000여명이던 시대에 말입니다.

초라한 모습으로 서서 복음을 전하는 바울의 모습을 떠올리다 보면 그 용기에 오히려 눈물이 납니다.

아덴(아테네), 스파르타와 함께 그리스의 3대 도시국가였던 고린도.

성경에는 사람이 몰리고 상업이 성하고 돈이 넘치는 타락한 도시로 그려진 고린도는 한때 로마와 어깨를 견주었던 땅이기도 합니다.

그런 고린도가 지금은 (인구 3만명이) 오렌지 농사로 먹고사는 소도시로 변했다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닌지요?

마가와 선교동행 여부로 바나바와 헤어져서 바울은 두 번째 선교길에 오릅니다.

터키에서 그리스까지 7만여㎞ 거리를 바울은 지팡이를 짚으며 걸었다고 역사는 말합니다.

스스로가 복음을 전하는 사도라고 기도하면서 그 긴 거리를 걸었을 바울에게 전능의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아덴 시내의 높다란 언덕에 쓰스(제우스)신을 모시는 거대한 파르테논 신전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사도 바울의 유적지가 있다는 것은 우연일까요? 그 곳에 서서 바울이 그리스도의 부활을 외로이 전했다는 증거이지요. 역사에 우연이란 없으니까요.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입니다.

이렇게 인간의 예술과 상상으로 만든 금상이나 석상을 신이라고 불러서는 안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의 손으로 지은 신전에 하나님은 살지 않으시니까요.

주님의 역사는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바울은 때로 아고라 광장으로 달려가서 에피쿠로스(쾌락주의) 학파와 스토아(금욕주의) 철학자들과 열띤 논쟁도 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이성과 지혜를 덕목으로 삼는 아덴에서 바울의 선교는 참패합니다. 그러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바울은 그렇게 힘든 몸으로 아덴을 떠나 고린도로 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바울의 설교가 실패했을까요? 2000년이 지난 오늘날 그리스인의 95%가 넘게 기독교인이라는 현실에서 보면은 저절로 머리숙여 집니다.

바울은 18개월의 외롭고도 힘들었던 선교지 고린도에서 목선을 타고 에베소로 건너갑니다. 그리고 이곳 에베소에서 고린도 전후서를 기록합니다. 고린도를 위한 바울의 기도가 얼마나 깊었는지 헤아릴 수 있습니다.

로마시대에 아시아주의 수도였던 에베소에는 당시 25만 명이 거주하던 소아시아 최대의 도시였습니다.

누가의 무덤이 있는 곳, 사도 요한이 숨을 거둔 곳인 에베소는 사실 바울의 첫 번째 선교 목적지였는데 당시에 길이 막혀 실패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거짓을 버리고 이웃과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엡4:25)

그래서 전에는 어둠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엡5:8)

바울은 에베소에서 2년 정도 머물며 선교하다가 고향인 다소로 향합니다. 바로 바울이 태어났던 곳이지요. 유년기의 바울, 청년기의 바울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다소, (다소에서 지중해를 따라 내려가면 수리아 안디옥(현재 하타이)이 됩니다.

예수를 직접 만난 적이 없는 바울이 예수의 제자가 되고 나아가 자신에게 스스로 사도라 칭하며 그리스도교가 세계로 전파되는데 큰 디딤돌이 된 과정들....

부유한 유대가문 출신이었던 바울은 (17세 되던 서기 28년에) 정통 유대교식 교육을 받고자 조상들의 땅 예루살렘으로 유학을 가고 랍비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예수님과 12사도, 그리고 바울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예수님을 세상에 사는 동안 직접 만난 적이 없기에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도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 ....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행 9:4~5)

다메섹 도상에서 바울이 주님과 만나는 극적인 장면입니다.

세상에서는 용기있는 스데반 집사의 순교현장에 바울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다 첫번째 순교자가 된 용기있는 스데반 집사의 순교현장에 바울이 있게 하신 하나님의 뜻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주여 이 죄를 그들에게(성 밖으로 내치고 돌을 던진 자들) 돌리지 마옵소서’(행 7:6)

순교현장에서 스데반이 남긴 최후의 간구도 바울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주었으리라.

기독교와 기독교인을 탄압하던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주님의 부르심에 온 몸으로 순종하는 삶을 실천한 용기와 믿음, 그리하여 유대인만이 아닌 서방 세계와 소아시아에 이르는 이방 선교에 앞장 서는 모습은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울은 선교여행 중 대여섯 차례의 몰매를 맞았으며 돌에 맞아 죽을 뻔 하기도, 배가 파선 당해 꼬박 하루를 바다에서 표류하기도 합니다.

바울은 수리아 안디옥으로 갑니다.

2000년 전에 안디옥에 세워진 교회는 벽돌도 없고 창문도 없었습니다. 로마 병사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교회가 지하 동굴 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안디옥 외곽에는 지하 동굴 교회가 있다고 합니다. 외부의 침입에 대처하기 위한 수단으로 거미줄처럼 얽혀진 수많은 지하 동굴 속에서 생활하고 예배드리는 것입니다..

할례를 받은 유대인에게만 복음을 전하던 때, 유대인이 이방인들과 식사하는 것조차 금기시하던 시절에 사도 바울의 이방인 선교라는 외침은 너무나 파격적이기에 처음에는 예수님의 제자들도 반대하지 않았던가.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바울의 이 외침은 이방인 선교의 출발이 되었으며 오늘날 세계 종교로서 기독교로 일어서게 한 커다란 힘이 된 것입니다.

주님의 역사는 이렇게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가운데에서 기도하는 사람으로 인해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