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발걸음, 보내는 눈길에 하나님의 은혜가 

겨울밤의 어둠속으로는 추위를 재촉하는 비가 내립니다. 뒤따라 오는 외로움이 펜을 들게 했는지 모릅니다. 청년교회 여러분과 헤어져 빗길을 걸어가는데 딱히 빗물이었을 눈물로 자신이 왠지 모르게 부끄럽기도 해서 화도 나고 그래서 머리숙여 지더군요. 

-그리스도인에게 고난은 유익이라, 그래도 아직은 젊은......

오늘 저녁 모임에서 나는 여러분들이, 다시 말해 청년교회가 겪고 있는 여러 어려움들, 그것이 영적인 문제이기에 수학적 명확한 답이 정확히 제시되거나 가까이서 찾을 수 없기에 더욱 힘이 들고 그래서 외롭기도 해 장로들을 초청했으리라.

70년이 다 되는 세월의 값이라고 기대섞인 자리에 초청된 한 장로로써 청년교회의 여러 어려움에 단정적으로 말한다는 것은 청년교회에게나 나에게도 위로나 도움이 되지 못하겠기에 침묵은 길어졌고 그래서 발걸음은 더욱 무거웠습니다.

-아니야, 그저 청년들의 말을 듣는 것도 나쁘지는 않는 자리였어. 청년들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장로들을 청하였을까.

어두운 밤이어서인지 바라보는 하늘에는 별도 없이 캄캄한데 고향과 친척을 뒤로 미지의 새땅을 향해 걸어가는 아브라함의 나그네 길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이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집이 나오는데 아브라함의 나그네 길은 끝이 보이지 않으니 편히 쉴 집이 보일리 없었습니다. 거기다 한번도 가보지 않는 초행길이기에 아브라함에게는 얼마나 힘든 길이었을까요. 뒤따라오는 외로움이 아브라함에게 힘의 원천은 아니되었을까요. 기도의 뿌리가 되지는 않았을까요. 살아있는 자만이 소유하는 외로움과 기도이기에, 

거기다 아들 이삭을 제물로 드려야 한다는 하나님의 음성앞에서 세상의 아비로써의 아픔은 또 어떠했을까요. 이렇게 하나님 앞에 순종하는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성경은 여러곳에서 말해 주고 있습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레위지파의 한 여인이 갓 낳은 어린 아기를 나일강에 버리면서 바로왕의 공주가 구하여 양아들로 삼을 줄 상상이나 했을까요. 애굽의 왕자로 살아온 모세가 동족을 핍박하는 애굽인을 살해하고 동족으로부터 살인자라 고발당해 미디안으로 도망칠 줄을, 미디안 광야에서 가정을 이루고 양을 치며 목동으로 사는 모세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임할 줄 생각이나 했을까요.

양치는 지팡이 하나로 출애굽에 앞장서는 모세를 상상이나 했을까요. 또한 야곱과 그 아들들이 총리대신이 된 요셉의 배려로 애굽으로 내려간 것이 애굽땅에서 종살이가 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요. 더구나 430년 뒤에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그 종살이에서 벗어날 줄 생각이나 했을까요.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이스라엘 민족은 알았을까요.

40년 광야생활에서 고통의 절규는 마라의 쓴물로 하늘의 은혜는 엘림의 오아시스로 흐르는 전능의 하나님을 어찌 또 상상할 수 있을까요. 참으로 인간이 상상키 어려운 일은 모압 땅 느보산에서의 모세입니다.

 40년 광야생활의 눈물로 동족 이스라엘이 요단강 건너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그저 지켜 보아야 하는 인간 모세의 외로움은 차라리 천국으로 들어가는 또 하나의 길은 아닌지요. 모세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깊은 은혜는 아닌지요.

찾아가는 아브라함과 보내는 모세의 인생앞에서 성공과 실패를 말 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은 아닌지요. 하나님 앞에서 말없이 머리숙여 걸어가는 두 사람의 인생이 이제 우리가 걸아가야 할 길은 아닌지요.

-세상 끝날까지 내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는 말씀이 두 사람을 걸어가게 만든 믿음이었듯 고통으로 마라에서 허우적일 때마다 소망의 엘림으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믿음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201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젊기에 보다 뿌리깊은 나무로 성장하게 될 청년교회를 느보산에서 가나안 땅을 바라보는 모세처럼 주사랑교회 공동체는 날마다 꿈꾸게 하는...

... 보지 못하는 것을 바라면 참음으로 기다릴찌니라.

언제나 사람을 사용하시어 일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새해에는 청년교회의 기도위에 있기를 간절히 간구합니다.     

                                                                                    2014 년 1월 

                                                                      심영택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