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의 8월

이곳이
우리 민족의 땅이라고
세찬 바람에 구부러진
온 몸으로 외치고 있는
저 나무들의 이름을 외워두고 싶다.

백두산의 머리끝에도
완연한 여름
태곳적 소리 외에는
듣지 않겠노라고
흰 눈으로 귀를 덮은 백두산도
잠시 눈을 걷고

태고의 울음 외에는
울지 않겠노라고
얼음장 두텁게 입막은 백두산도
잠시 두만과 압록으로
얼음의 입술을 열어 보내는 때

백두산은
무엇을 듣고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

천지를 담고 떠나는
안개에게 물어보리
인생은 잠시 뿐이요.

大地를 울리는
장백 폭포에게 물어보니
時代는 벼랑 아래로
저물어 간다 하는데

天地의 주위에
지천으로 핀 들꽃들은
어느 햇살을 받아 누려
이리도 찬란한가.

또한
우리의 가슴은
어느 민족의 피로 채워졌기에
이토록 뜨겁게
뛰고 또 뛰는가.

백두산은 귀를 열어
통일을 듣고
백두산은 입을 열어
통일을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