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고난의 서곡 (월요일)
바로 눈앞에 다가온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이른 아침 제자들을 데리고, 예루살렘 도성으로 입성하시는 도상, 시장하시던 차에 예수님은 한 무화과나무를 발견하셨습니다. 그러나 잎만 무성하고 열매가 없는 무화과나무……
“너는 겉치장만 하였구나, 너는 형식만 화려하구나 너는 열매 없는 껍데기로다, 말라버리거라, 영원히 말라버려라. 너는 다시는 열매 맺지 못하리라.”
뜻밖에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시는 주님의 노하심에 제자들은 깜짝 놀란다.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
마침내 주님의 저주가 임했고 저주의 기운이 뿌리를 말라버리게 하고 만 것이다. 말은 엄청난 위력 그 자체이다.
예루살렘아! 너도 이와 같구나 화려하게 꾸민 예루살렘아 너희의 종말도 이러하리라 외식하는 대제사장들아, 서기관들아, 장로들아, 너희들도 이와 같으리라.
그렇다
과연, 이 세상을 어둡게 하고 이 세상을 부패하게 한 진노의 온상이 어디겠는가?
예수의 발걸음이 성전에 와서 멈추신다. 만민이 기도하는 집, 하나님이 현존하시는 거룩한 처소, 솔로몬이 기도할 때 거룩의 불이 임하던 하나님 임재의 그 장소가 아니던가?
그러나 이것이 웬말인가? 회복되어질 수 없이 황폐해 버렸구나 오늘 단 하루만이라도, 아니, 단 한번만이라도 이 전이 청결해 질 수는 없을까?
털 깎는 자 앞에서도 잠잠하셨던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 온유의 표상이신 예수님
당신마저도 채찍을 들어야 했고, 당신마저도 소리질러야 하셨고 하나님의 아들 당신마저도 견딜 수 없어 하셨고, 당신마저도……
“다 휘둘러라!
다 엎어버려라!
다 쫓아내어라!
이 어둠의 족속들아
이 어둠의 권세자들아
다 물러갈지어다
다 무너지고, 파하여지고, 다 사라져 버려라!
다 모두다 없어져 버려 청결케 하라!”
고난의 한주간 예수님은 성전청결로 하루를 사셨다.
Ⅱ. 위선자들 앞에서 (화요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내 포도원에 소작인들이 너희들이 어찌하여 나의 종들을 때리며 상처 입히며 모욕하고 죽일 수 있단 말이냐? 그것도 부족해서 나의 상속자, 나의 사랑하는 아들마저 죽여 포도원 밖으로 내어 던졌단 말이냐? 이 저주받을 간악한 소작인들아
죄 없는 사람을 학대하며, 힘없는 자를 마구 짓밟으며, 내 포도원을 송두리째 삼키려 하는 이 어리석은 자들아! 어느 때까지 너희가 나의 낯을 피할 수 있단 말이냐? 내가 너희를 그냥 둘성싶으냐? 내가 너희 가운데를 지나는 그날 포도원마다 탄식소리와 울음소리가 터져 나오리라 무슨 수가 날 듯싶으냐? 이 저주 받은 자들아 그날은 다만 깜깜할 뿐 한 가닥 빛도 없으리라
진실을 알면서도 가증스럽게 나에게 묻는 회칠한 무덤 같은 종교지도자들아, 너희는 입으로 진리를 선포하면서 표정과 말로만 가장을 하고 삶으로는 드러내지 못하는 허구와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 탈을 벗어 던져라, 더 이상 여호와를 욕되게 하지 말라.
내가 만민이 기도하는 하늘 아버지의 집을 청결케 한 것이 그다지도 못 마땅하단 말이냐? 나의 목숨을 담보로 걸고 토해내는 진리의 말씀이 그다지도 듣기에 역겹단 말이냐?
이 목이 곧은 위선자들아! 힘없고 가난한 자들을 등쳐먹고 배나 채우려는 오만과 가식된 거룩으로 가득 찬 너희를 어찌 더 두고 볼 수 있겠느냐?
좀더 하늘을 향해 솔직히 말하여라 성전에 재물을 파는 상인들과 결탁하여 돈 받고 이권개입 했노라고 엄청난 물질을 상납하는 줄이 있노라고 그러나 너희는 거룩한 제사장의 도포자락 속에 그 음흉함을 감추었노라
차라리 저 뒹구는 돌들로 아브라함의 자손을 삼았으면 좋을 뻔 했겠구나. 나는 다만 너희들이 거들떠 보기도 싫어하는 저 세리와 창기들을 위해 나의 길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그 길을 가겠노라
고난의 한주간 예수님은 위선자들과 변론하며 힘든 둘째날을 사셨다.
Ⅲ. 침묵하시고 (수요일)
주님은 종종 사역을 하시다 침묵의 시간을 가지셨다. 큰 기적을 행하시고 나면 홀로 조용히 기도하면서 충전하는 영적 회복의 시간을 가지셨고, 새벽 미명에 조용히 (Q.T)하는 시간도 정기적으로 행하셨다.
화요일 종교지도자들과의 길고 길기만 한 변론은 영적인 탈진과 고통을 주셨을 것이기에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셨던 것으로 사려된다.
또한 주님은 빌라도의 재판장에서 심문을 받으실 때 침묵으로 일관하신다. 불법이 자행되는 곳 앞에서 사랑과 정의는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리라. 그것이 가장 현명한 진리 때문이었으리라.
고난의 한주간 주님은 세 번째 날 침묵하셨다.
Ⅳ. 겟세마네의 밤(목요일)
사탄의 권세는 이제 그 어둠이 뻗칠대로 뻗쳤습니다. 수많은 무리들의 환호도 목숨까지 아끼지 않고 따르겠다던 사랑하는 제자들의 모습도 이젠 더 이상 보이지 않았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주님은 홀로 서야 했고 마지막 그 밤에 외롭게 감람산에 한걸음 또 한걸음씩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면서 하늘의 아버지를 생각했습니다. 고독한 독대의 밤, 창공에 떠 있는 무수한 별들의 반짝임 찬미하며 가셨답니다.
철모르는 제자들도 기분의 뒤를 따라오긴 했지만 조금도 주님의 외로움을 헤아리지 못하고, 주님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눈이 감기고, 다리가 풀려 몸은 흐느적대며, 입은 불평으로, 원망으로 주님의 마음을 찌릅니다.
홀로 선 주님 앞에 어머니 마리아가 어둠 속에서 아들 예수를 위해 눈물을 감추시며 기도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송하리로다. 오늘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 호산나 하리로다” 군중들의 아우성들이 들려왔습니다.
“과연 이 방법만이 이 민족을 구원할 수 있는 방법입니까?”
“사탄의 권세 앞에 하나님의 아들인 당신이 이렇게도 무력합니까?”
“5,000명을 먹이던 당신의 능력은 어디로 갔습니까?”
“폭풍을 잔잔케 하던 당신의 그 호령은 어떻게 된 것입니까?”
“일어나시오, 지금이라도 끝까지 저들과 대항합시다.”
“죽은 나사로를 살리던 그 권세는 어떻게 어디로 간거요?”
“예수! 당신 말 좀 해봐요, 빨리 말해요”
“예수여! 당신은 우리를 기만했소” 가룟유다의 울부짖음이 들렸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시여! 이제 마지막 남은 이 생명까지 당신의 뜻을 위해 바쳐야 합니까?”
“당신이 주신 이 땅의 삶은 너무나 힘들고, 지치고, 외로운, 나그네의 삶이었습니다. 굶주렸습니다. 조롱 당했습니다. 견딜 수 없이 모욕과 멸시도 당했습니다. 수치와 의심, 그 누구도 의지할 사람 없는 외톨이였습니다. 이제 더 이상 더 무엇을 저에게 요구하시나요?”
그러나, 그러나…… 하나님은 침묵하셨습니다.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어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주님의 땀은 모세혈관이 터져서 심한 통곡과 함께 피가 되어 흐르고 고난의 일주일 가운데 넷째날을 보내셨다.
Ⅴ. 영문 밖 골고다 길(성 금요일)
“랍비여” 가증스런 유다의 입맞춤, 예수는 죄인의 손에 팔렸다. “이제는 너희의 때요, 어둠의 때다” 결박되어 끌려가는 예수를 멀찍이 뒤 따라가던 또한 제자는 세 번씩이나 예수를 모른다고 부인하고, 저주하며, 맹세까지 하였다. 매몰찬 사랑하는 제자의 배반에 예수는 더욱 더 머리 둘 곳이 없었다.
예수를 지키던 자들도 그의 얼굴에 침을 뱉으며 그의 눈을 가리우고 때리며 조롱하였다.
“하하……… 그대를 친 자가 누구인지 알아 맞추어 보오”
적반하장의 만용, 무지의 대담 그대로였다.
날이 새자 빌라도 앞에 서게 된 예수는 말이 없었다. “저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고소하였는데 그대는 왜 아무런 항변이 없는가?” 빌라도는 기이하게 여겼다.
빌라도는 세번씩이나 예수를 놓아줄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들은 일제히 큰 소리로, 군중의 혓바닥마다 외치는 소리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죽음의 땅에서 우는 아벨의 핏소리를 듣지 못하게 하였다. 어리석은 빌라도는 정치적 입지를 위해 바나바를 놓아주고 예수에게 39대의 채찍질을 가한다
병사들은 예수께 가시관을 엮어 머리에 씌우고 갈대로 머리를 치며, 침을 뱉으며, 무릎을 꿇이고, ‘유대인의 왕이여!’ 희롱하는구나! 그리고 십자가에 못 박으려고 끌고 나간다.
아! 가시는 걸음마다, 넘어지는 자국마다 핏방울이 맺히건만 저 하늘은 끝내 침묵하고 계시는 구나! 끌리며 상한 몸, 그리고 핏방울, 잔인무도한 인간들의 웃음소리, 저들이 퍼붓는 비웃음소리, 추악한 인간이 퍼붓는 악담들은 하늘을 울리건만 하늘은 말이 없구나.
끊어지는 신음소리, 찢어지는 심장. 그리고 통곡소리…… 골고다 언덕마다 사랑의 피 스치는 가시 잎 소리 몸부림치는 어린양의 부서지는 파열음 소리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네 자녀들을 위하여 울라” 끝없는 망치소리에 주님은 더욱 고독하셨네 죽음의 냄새는 끝없이 망치소리에 머물고, 사탄의 유혹은 십자가에서 잿더미로 부서져 내린다.
아! 고독한 십자가 위에 바벨탑을 쌓고 어둠의 세력은 승리한 것처럼 온 땅을 덮어오기 시작했다.
오! 가련한 어린양은 제물이 되어 에덴의 그리움에 목놓아 우는구나 목놓아 우는구나!
Ⅵ. 십자가 위에서 가상 칠언
1) 주님! 용서의 삶이군요 - 용서하라
눅 23:34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2) 주님! 구원의 삶이군요 – 사람을 구원하라
눅 23:43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3) 주님! 사랑의 삶이군요 – 사랑하라
요 19:27 “보라 네 어머니라 하신대 그 때부터 그 제자가 자기집에 모시니라”
4) 주님! 너무 고독한 삶이셨군요 – 죄를 해결하라
마 27:45~46 “예수께서 크게 소리질러 가라사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5) 주님! 고통의 삶이셨군요 – 풍성하라
요 19:28~29 “내가 목마르다 하시니……”
6) 주님! 성취의 삶이셨군요 – 말씀 따르라
요 19:30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 가라사대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시고 영혼이 돌아가시니라.”
7) 주님! 승리의 삶이셨군요 – 승리를 확신하라
눅 23:46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하고 이 말씀을 하신 후 운명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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