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와 나무꾼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동화가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손속 깊은 곳에서 목욕을 하다가 나무꾼에게 옷을 빼앗기는 바람에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는 얘기가 그것입니다. 

이 동화가 현대에 와서 조금 바뀌었는데 그 내용이 이렇습니다.

어느 날 시집 가고 싶어서 몸이 달았던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왔습니다. 선녀는 산속에서 하루 종일 목욕을 하며 빨리 나무꾼이 자기 옷을 훔쳐 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하루 종일 기다려도 도대체 옷을 가져가지를 않는 것입니다. 화가 난 선녀가 옷을 도로 챙겨 입고 나무꾼을 찾아 나섰습니다. 물어 물어 나무꾼 집을 찾아낸 선녀가 방문을 두드리자 낮잠을 자다 일어난 나무꾼이 눈을 비비며 나왔습니다. 그때 화가 난 선녀가 냅다 쏘아 붙였습니다.

“야, 이 멍청한 인간아! 지금이 어느 땐데 낮잠만 자고 있냐? 네가 옷을 감춰줘야 결혼이 성사되는 거 아니야?”

선녀가 무섭게 호통을 치자 나무꾼이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선녀님, 저는 <선녀와 나무꾼>에 나오는 나무꾼이 아니라 <금도끼 은도끼>에 나오는 나무꾼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