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날 아침 어느 한 가족이 바쁜 걸음으로 교회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교회 가까이 다가왔을 때 양쪽에 엄마 아빠 손을 잡은 어린 아이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말했습니다.

엄마 아빠 오늘은 제발 예배 시간에 졸지마. 나 창피하단 말이야. 알았지?“

그러나 이 어린아이의 간절한 애원에도 불구하고 두 부부에게는 지난 주일과 다름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그들이 교회에 도착해 몸을 숙이고 빈자리를 찾아 간신히 자리를 잡았을 때는 벌써 예배가 시작된 지 꽤 지난 후였습니다.

그날도 주일 예배는 지난주와 다름없이 정해진 순서를 따라 드려지고 있었는데, 주보에 적힌 별표 모양을 따라 일어났다 앉았다하면서 예배 순서를 따라 가고 있었습니다.

교독문을 따라 읽고 오늘 따라 길게만 느껴지는 대표기도에 이어 성경 봉독과 성가대의 찬양이 이어졌습니다.

설교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날따라 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설교를 한쪽 귀로 들으며, 한쪽 눈은 주보를 군데군데 훑어봅니다. 워낙 오랫동안 이 훈련을 해온 지라 눈과 귀가 여러 가지를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입니다.

교회 소식부터 낱낱이 읽고, 주보의 오자를 잡아내고, 교정까지 다 마쳤는데도, 담임목사님의 설교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고개를 약간 돌리면서 눈으로 곁눈질하며 누가 교회에 왔는지 출석 체크도 합니다.

이제 옛날 어른들처럼 눈 감고 설교를 듣는 척합니다. 그러다 이내 고개가 좌우로 흔들리더니 스윙을 합니다. 엄마는 좌우로, 아빠는 앞뒤로 부부가 멋지게 박자를 맞춥니다.

목사님의 설교가 자장가로 들리더니 천국으로 다가갑니다. 가끔 목사님이 소리를 높이면 깜짝 놀라 눈을 치켜뜨지만 눈꺼풀에 큰 추가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졸다가 성도들이 ‘아멘’하는 소리에 깨기도 하지만, 오늘 역시 언제 ‘아멘’해야 하는지 타이밍을 놓치고 맙니다.

어린아이는 지루한지 이따금 몸을 좌우로 흔들며 심하게 조는 엄마의 옆구리를 고사리 같은 손으로 툭 쳐보기도 하고 주보로 비행기를 접어 보기도 하지만, 부부는 지긋이 고개를 숙인 채 계속 훈련된 묵상을 합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이 어린아이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칭얼대며 부모에게 조릅니다.

‘어마 아빠! 제발 그만 졸고, 요금 내고 이제 집에 가자.’

이 아이는 그동안 부모가 보여 준 태도를 통해 하나님께 바치는 헌금을 요금이라고 생각 한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현대판이라서 코믹하지만 성경의 이야기로 가보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전개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