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의 물결 속에서 더 필요한 ‘공동체성’

우리는 ‘정보사회’를 넘어 ‘스마트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역사학자들은 농경사회를 3,000년, 산업사회를 300년, 정보사회를 30년이라고 연대기를 정하지만 아무리 봐도 정보사회의 기조로 우리가 살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미 정보사회 넘어에 있는 전혀 새로운 물결 속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스마트사회는 정보사회와 별개의 기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토플러 (Alvin Toffler)의 ‘제3의 물결’에 의하면 농업혁명인 제1의 물결은 이미 퇴조하였으며, 공업화인 제2의 물결은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탈공업화인 제3의 물결은 선진공업국에 의하여 강화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메이너드(Hermman Mayanard)와 머턴스(Susan Mehrtens)는 ‘제4의 물결’에서 제4의 물결이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제2의 물결시대는 ‘분리와 경쟁’을 그 기조로 하였으며 제 3의 물결시대는 ‘균형과 협력’시대인데 비하여 제4의 물결시대는 ‘통합과 공동창조’의 시대라고 합니다.

한국 기독교의 제1의 물결은 이미 기독교의 전래와 더불어 지나갔으며 제2의 물결도 지난 세기에 크게 확산되었고 이제는 막을 내린 듯합니다. 물결의 행진 속도는 어느 때보다 빨라 제3의 물결에서 제4의 물결로의 이동은 급속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제4의 물결은 하나의 공동창조를 그 기조로 하기 때문에 한국교회는 생존적 자구수단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런 시대적 변화 속에서 ‘네트워크’, ‘아웃소싱’, ‘벤치마킹’, ‘전략적 제휴’ 등 이전에는 듣지 못한 새로운 생존의 절규를 듣게 되는 것입니다.

세계화라는 기조 속에 사는 현대의 한 특징은 블록(block)의 발달입니다. 지금 지구는 자국의 이익과 집단 이익을 앞세운 수많은 블록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거대한 유럽연합(EU)을 위하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 (APEC),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등 많은 블록들이 세계를 분할하고 동시에 편가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국제적 블록만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도 수 없는 많은 블록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동창회, 종친회, 상인연합회 나아가서 교회연합기구도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수가 존재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회원이 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세계화 시대는 공동체의 시대입니다. 세계가 하나의 촌락(Global Village)으로 형성된 시대입니다. 지구 한 구석의 이야기는 세계인의 이야기이고, 한 인종의 고통은 세계인의 고통이며, 한 나라의 과제는 세계인의 과제인 시대입니다.

세계인은 공동 운명체로 지구를 지키며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어느 개인이나 어느 특정 집단의 이기심으로 살아갈 수 없으며, 어느 개인이나 특정집단이 잘 되고 나머지는 못되는 시대가 아닌 것입니다.

이런 공동체의 기조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서 이미 형성된 것입니다. 초대 교회의 진한 공동체성은 교회의 형성과 교회에 대한 박해가 동시적이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로마 황제와 유대주의자들의 교회에 대한 박해는 교회의 공동체성이 절실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수교를 각오해야 하는 것이며,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확고하게 되었으며, 개인 보다 교회라는 공동체가 중요하였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초기 기독교는 운명공동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근 한국교회의 현상은 교회의 공동체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실하게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신인도 추락은 모든 교회의 잘못 때문이 아닙니다.

사회가 교회를 비난하고, 비난을 넘어 폄훼하고, 심지어 사회가 교회를 염려한다는 말을 듣는 것은 모든 교회, 모든 성도의 탓이 아니라 몇몇 교회 때문입니다.

이런 몇몇 교회나 교회의 지도자의 잘못으로 한국교회 전체가 이기적이고, 수구적이고, 부도덕한 종교로 매도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