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론 중산층, 정신적으론 상위층

독일에서 많이 알려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 사람의 강도가 함께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느껴지는 무엇이 있어 찾아가 보았더니 숲속에 황금 덩어리가 있었습니다.

세 강도 모두가 놀랐습니다. 이 금덩이를 팔면 우리 셋이 부자는 못 되지만 한 평생 먹고 사는 데는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세 사람은 발걸음을 고향으로 돌렸습니다.

산 밑에는 넓은 강물이 흐르고 강가에는 작은 나룻배 하나가 있었습니다. 금을 보자기에 숨겨 싸가지고 세 사람은 배를 저어 강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그 때 앉아 있던 한 강도가 옆에 있는 강도에게 눈짓을 했습니다. 그 뜻은 노를 젓고 있는 저놈을 죽이면 금이 우리 두 사람 몫이 되고 우리는 부자 행세를 하면서 살 수 있지 않겠느냐는 암시였습니다.

한 강도가 슬그머니 노를 젓고 있는 강도를 강물로 밀어 넣고 몽둥이로 때려 죽였습니다.

두 강도는 껄껄 웃으면서 이제는 팔자를 고쳤다고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고향으로 가는 길가에서 서로 협의 했습니다. 금괴를 갖고 거리로 들어갔다가는 무슨 변이 생길지 모르니까 한 강도는 나무 그늘 으슥한 곳에서 금괴를 지키기로 하고 다른 한 강도는 거리로 들어가 점심 도시락을 사오기로 했습니다.

도시락을 준비하던 강도가 생각했습니다. ‘내가 저놈을 마저 죽이고 금괴를 가지면 큰 부자가 될 텐데 어떻게 죽일까?’ 술병에 독약을 넣어 갖고 왔습니다. 금괴를 지키고 있던 강도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거리로 간 강도가 칼을 놓고 갔는데 그 칼을 갑자기 휘둘러 목을 따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거리에 갔던 강도가 도시락을 꺼내놓고 술병까지 준비해 꺼내는 것을 본 강도가 칼을 들고 대들었습니다. 둘은 강도답게 싸움을 벌였으나 무기가 없는 강도가 크게 부상을 입고 쓰러졌습니다.

금괴를 다 줄 테니 목숨은 해치지 말아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그러나 금괴를 본 강도는 그를 죽여 버렸습니다. 칼을 숲속에 내던지고 숨이 가쁘게 제자리로 돌아온 강도는 다른 강도가 준비해 놓은 술병을 기울여 여러 모금 마셨습니다.

그러고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 신음하다가 목숨이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세 강도의 욕심스러운 꿈은 사라지고 금괴는 또 어떤 사람에게로 갈지 모르게 그 자리에 남겨지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강도니까 그랬을 것이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뽑아준 지도자, 정치계에서도 돈의 유혹에 빠져 인생을 그르친 사람들이 많습니다. 재벌가의 재산 싸움과 가정적 불행은 그치지 않습니다.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으나 내가 아는 한 가정에서는 재산과 교육기관의 관리 문제로 큰 아들은 아버지와 한편이 되고 작은 아들은 어머니와 합해서 대립과 갈등을 벌였습니다.

그 아버지는 사회적으로 알려진 사람이기 때문에 그 문제로 고민과 충격에 빠져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점점 양심과 도덕적 가치와 질서는 설 자리가 없어지고 맙니다. 그래도 되는 것인가, 우리 젊은이들과 아들딸들이 그런 사회에 살기를 원하는지 묻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