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뒷모습에는 향기가 난다.

존재감, 자아 정체감과도 같다.

각자의 냄새는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고

마치 지문과 같아서 그 사람의 존재를 드러낸다.

의학자들은 인간의 뇌에는 냄새 또는 향기의 추억과 흔적이

나무의 나이테처럼 새겨져 있다고 한다.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말했다.

“부자와 가난한 자, 그 사람들이 서로의 냄새를 맡을 기회가 없다.

비행기를 타도 클래스가 나뉘고, 일하는 곳과 가는 곳이 다르며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냄새는 계급을 구분하는 선과 같다.

교회는 어떤 곳인가?

아름다운 향기를 공유하는 곳이요,

절망의 세상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는 하는 곳이며,

절대 절망이 절대 소망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공동체이다.

화가 조르주 루오는 “의인은 향나무 같아서,

그를 찍는 도끼에도 향기를 묻힌다”라고 말했다.

향기는 소리 없이 움직인다.

향기는 머물러 있는 곳에서 선한 능력으로 소망을 준다.

성경은 성도에 대해서 말한다. ‘그리스도의 향기’(고후 2:15),

사랑 가운데 행하는 ‘향기로운 제물’ (엡 5:2)이라 했다.

내 안에 무엇이 담겨져 있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찔레꽃 그 여자’(저자 박순애 전도사)라는 책의 마지막은 이렇다.

교통사고를 당해 예고 없이 죽음을 맞이한 오빠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동전 하나 없는 빈 지갑에 어머니의 사진 한 장이 뚝 떨어진다.

그 빈 지갑을 보는 순간, 나는 무너지고 말았다. 그것이 인생이었다.”

인생은 이렇게 존재의 향기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