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몇 년 동안 증도라는 섬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증도는 여러 별명을 가지고 있는 섬입니다. 근처에 유인도와 무인도를 합해 크고 작은 1004개의 섬이 있다고 해서 ‘천사의 섬’이라고도 불립니다. 그곳은 인구의 90퍼센트가 그리스도인들로 이루어진 복음화의 꿈이 실현된 섬이기도 합니다. 또한 금연이 엄격하게 실시되고 생태 환경, 청정 지역을 유지하는 유네스코 지정 slow city로도 유명합니다.

이 섬은 보물섬으로도 불립니다. 보물섬으로 명명된 유래는 이렇습니다. 1975년 한 어부의 그물에 그릇 한 개가 걸려 나왔습니다. 그는 무심히 그 그릇을 개밥그릇으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후일 이 그릇은 중국 송·원대의 유물 도자기로 판명되어 3억에 거래되었다고 합니다(문화관광 해설가 이종화 집사의 증언). 그 결과 1976년 10월부터 1984년 9월까지 대대적인 발굴조사가 이루어져 1323년대의 목선과 무려 2만 3천여 점의 보물들, 청자 백자들이 인양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유명한 신안 앞바다 해저 보물 발굴 사건입니다. 무려 700년 동안 증도 해안 앞바다에 이 수많은 보물들이 잠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이 발굴 해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언덕에는 보물선을 복원한 모양의 배가 설치되어 있는 ‘트레저 아일랜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 섬 증도에는 그보다 더 위대한 보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준경(1891-1950)이라는 한 여인이 전한 복음입니다. 결혼하자마자 이미 애인이 있었던 남편에게 소박맞은 생과부 여인, 그녀는 이 젊은 날이 절망 벼랑 끝에서 복음을 받아들이고 신학 수업을 받은 후 자신을 버린 이 섬으로 다시 돌아와 복음을 전합니다. 122개 섬에 그녀의 발걸음이 닿았고, 1년에 고무신 아홉 켤레가 닳도록 갯벌에 빠지며 섬마다 마을마다 찾아가 찬양을 불렀습니다. 그렇게 노인, 청년, 아낙네, 어린아이들을 모아놓고 복음을 전했습니다.

부잣집에 호소하고 아는 교회, 아는 사역자들에게 연락해 약품과 물품을 모아 아픈 사람, 힘든 사람, 가난한 사람 구제하고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그녀는 섬 마을의 의사, 약사, 간호사, 산파 그리고 무엇보다 섬마을의 목자였습니다. 일제 시대에는 신사참배 거부로 옥고를 치르고 한국 전쟁 중에는 무고한 섬 사람들 죽어서는 안 된다며 목포에 있다 자진해 섬으로 들어갔습니다. 전도사님은 체포되자 섬의 북한군들에게 애원했습니다.

“제발 나만 죽이고 다른 성도들은 살려 달라.”

하지만 북한군은 “새끼 많이 나은 씨암탉은 죽어야 한다”고 고함을 지르며 전도사님을 목봉, 죽창으로 두드리고 찔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총탄을 가슴에 쏘았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순교의 길을 갔습니다.

그녀를 통해 100여 개의 교회가 세워지고 부흥사 이만신, 치유사역자 정태기, 청년전도자 김준곤을 비롯한 100여 명의 목회자들이 배출되었습니다. 이 섬은 천사의 섬에서 천국의 섬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이것이 문준경 전도사님을 통해 역사한 복음의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