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큰 감동을 주셨던 성자 한 분이 있습니다. 그분은 김홍섭 판사입니다. 김홍섭 판사님은 제가 살던 이웃 군에서 살던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민중을 사랑하는 성자요, 판사요, 법관이었습니다.

그의 재판 단상에서는 언제나 육법전서가 있었고, 그 옆에는 성경이 있었습니다.

그는 재판할 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하나님 앞에 죄인이요, 그러나 내가 어쩌다가 불행하게도 법관이 되어 당신을 재판하게 되었소. 하지만 최후의 판단은 하나님이 하실 것이니 낙심하지 마시오. 나는 대한민국 법에 의해 판결을 내리겠소. 그러나 최후 심판은 하나님이 하실 것이니 반드시 좋은 사람이 되시오.” 이 같은 말을 덧붙이고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어느날 김홍섭 판사는 저녁 식사를 하다 숟가락을 놓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초라한 옷을 입고 방청석에 앉아 있던 피고의 가족들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김홍석 판사가 밥상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을 본 가족들이 “왜 밥을 잡수시지 않습니까?”라고 묻자 “넘어가지 않는다. 오늘 재판을 했는데 피고의 가족들이 앉아 있던 모습이 눈에 걸린다.”라며 자기가 먹어야 할 밥상을 치웠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피고의 가족들에게 양식을 사서 전해 주었습니다. 그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요, 민중의 밥이 되어 살았습니다.

이중표, 「별세의 목회」 (쿰란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