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우리가 보기에 정말 대단한 기적들을 행하셨습니다. 불치병을 고치고, 죽은 사람을 살리고, 물위를 걷고 풍랑을 잠잠케 하는 초자연적 기적들 말입니다. 그것 때문에 사람들은 예수님의 뒤를 따라다녔습니다.

자신들의 눈을 의심하게 하는 기적들을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것 때문에 자신을 따라다니는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피해 다니셨습니다.

그래서 혼자 기도하러 산에 오르시기도 하고, 배를 타고 다른 곳에 가시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종합해 보면 예수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기적 자체인 자신보다, 병을 낫게 하는 능력에 넋이 나간 사람들이 안타까우셨습니다. 기적에 눈이 풀린 사람들을 바라보며 왜 기적의 실상보다 기적의 허상에 더 매료되는지에 대해 답답해 하셨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구원 계획의 구체적 방식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였습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통한 구원 방식은 굉장히 초라한 것처럼 여겨집니다.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입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세상을 조성하셨다고 증언합니다.

그렇다면 인간을 구원하실 때에도 단 한마디 말씀으로, 대단한 기적으로 행하셨다면 사람들 모두가 하나님을 부정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선택하신 구원 방식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였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제자들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세 번이나 고난에 대해 말했지만 (마가복음8:31, 9:31, 10:33-34) 그들은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자기들 중 누가 더 큰지, 누가 더 인정받을 것인지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마가복음9:34,10:37)

예수님은 사람들의 시선이 기적에 집중해 있으면 진정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알기 어렵다는 것을 아셨습니다. 구원은 폼나는 기적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더럽다, 악하다, 조롱하고, 싫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 방식은 그야말로 난처한 놀라움이었습니다. 그의 뒤를 좇았던 사람들과 제자들의 기대를 완전히 무너지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기적적 구원을 꿈꾼 사람들에게 십자가라는 사형 형틀을 통한 구원은 당혹스러움이었습니다.

놀란 사람들은 예수님의 나약한 모습에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제자들도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기적이 사라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기적은 죽었다고 좌절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왜 하나님은 예수님을 십자가의 고통으로 죽게 내버려 두셨을까요? 더 멋있는 길이 있지 않나요? 하늘을 움직이고 세상을 흔드는 기적 같은 것 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기적이 사라져야 예수 그리스도라는 진정한 기적이 눈에 보인다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즉 기적이 죽어야 예수가 산다는 것을 아셨습니다.

우리 눈에는 십자가가 보잘것없는 죽은 기적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구원은 연약함에 있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아름답다 여기지 않는 십자가를 아름답게 하시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라는 바보 같은 기적을 믿는 모두에게 천국과 영생이란 진정한 기적을 허락하셨습니다.

때문에 연약한 십자가를 고백하는 사람들은 예수님이라는 진정한 기적을 소유하게 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가진 연약함도 믿음으로 고백하면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초자연적 기적을 통해서 하나님을 바라보려 애쓰는 것은 하나님의 뜻과는 거리가 있는 듯 여겨집니다. 오히려 우리의 연약함, 우리의 한계, 그 한 가운데에서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성경적인 것입니다.

약한 나로 강하게

가난한 날 부하게

눈 먼 날 볼 수 있게

주 내게 행하셨네.

호산나, 호산나

죽임 당한 어린양

호산나, 호산나

예수 다시 사셨네.